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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이 궁금해 하는 뇌

“이제 그만 믿어라, 좌뇌형 vs 우뇌형은 뇌과학적 ‘가짜 뉴스’”

by another-zune 2025.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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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

  1. 좌뇌형 vs 우뇌형 사고란 무엇인가?
    1-1. 대중적으로 알려진 좌우뇌 이론
    1-2. 그렇다면 과학은 뭐라고 말하는가?
  2. 좌뇌형·우뇌형 이론의 진실
    2-1. 기원은 어디서 왔을까?
    2-2. 과학적 근거는 있는가?
    2-3. 창의성과 논리성은 어느 뇌에서 오는가?
  3. 왜 좌뇌/우뇌 구분은 매력적인가?
    3-1. 심리 테스트처럼 쉬운 해석의 유혹
    3-2. 마케팅과 교육 산업의 활용
  4. 현대 뇌과학이 밝히는 통합적 사고
    4-1. 뇌는 협업한다: 네트워크 기반 작동
    4-2. 뇌의 가소성과 학습 가능성
  5. 이제는 뇌를 다르게 이해해야 한다
    5-1. 잘못된 뇌 오해가 부른 결과
    5-2. 진짜 창의적이고 유연한 사고란?

좌뇌형 VS 우뇌형
좌뇌형 VS 우뇌형

 

1. 좌뇌형 vs 우뇌형 사고란 무엇인가?

1-1. 대중적으로 알려진 좌우뇌 이론

‘좌뇌형은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사람, 우뇌형은 창의적이고 감성적인 사람.’ 이 말, 한 번쯤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1980년대부터 유행한 이 이론은 교육, 심리, 심지어 연애 상담에도 활용되며 대중적으로 널리 퍼졌다. 특히 인터넷 심리 테스트에서 좌뇌·우뇌 테스트는 여전히 큰 인기를 끈다. 하지만 이 구분이 실제 인간의 사고와 행동을 설명할 수 있을까?
흥미로운 점은 이 개념이 너무 단순하고 직관적이어서 많은 사람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것이 ‘사실처럼 느껴진다’는 것이지, ‘과학적으로 사실’이라는 의미는 아니라는 데 있다. 우리는 간단한 설명을 선호하기 때문에 복잡한 뇌 기능을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누는 오류를 범하기 쉽다.

1-2. 그렇다면 과학은 뭐라고 말하는가?

현대 뇌과학은 이 같은 이분법적 구분을 “매우 단순화된 오해”라고 본다. 물론 좌뇌는 언어, 우뇌는 공간지각과 관련이 있다는 기능적 편향은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인지 활동은 좌우 뇌가 동시에 협력하여 수행된다. 예를 들어, 음악 연주는 우뇌의 감성뿐 아니라 좌뇌의 논리와 시간 감각이 함께 작용한다. 즉, 인간은 ‘좌뇌형’이나 ‘우뇌형’이 아니라 ‘통합형’인 것이다.
더불어 뇌는 언제나 양쪽 반구를 사용하여 정보를 처리한다. 뇌 영상 기술로 관찰하면 심지어 간단한 의사결정조차도 다양한 부위가 동시에 활성화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처럼 우리의 뇌는 철저히 ‘협업형’이며, 기능 구분은 있지만 그것이 곧 ‘성격 유형’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2. 좌뇌형·우뇌형 이론의 진실

2-1. 기원은 어디서 왔을까?

이 이론의 시작은 1960년대 로저 스페리 박사의 연구다. 그는 뇌량이 절단된 간질 환자들을 연구하며 좌뇌와 우뇌의 기능이 일부 분리되어 작동한다는 사실을 밝혀냈고, 이 공로로 노벨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그 연구는 극단적인 경우에 국한된 것이었고, 일반인의 뇌를 설명하는 데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었다.
또한 이후의 연구에서 밝혀진 것은, 뇌의 반구가 특정 기능에 상대적으로 더 관여하는 경향은 있지만 이는 개인마다 다를 수 있고, 매우 유동적이라는 점이다. 로저 스페리의 연구 결과가 대중적으로 퍼지며, 단순화되고 왜곡된 형태로 재생산된 것이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좌뇌형·우뇌형’ 이론이다.

2-2. 과학적 근거는 있는가?

현대의 뇌 영상 연구(fMRI, PET 등)는 인간의 사고, 감정, 창의성 등 복잡한 뇌 활동이 한쪽 뇌만으로는 이뤄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준다. 뇌는 네트워크 기반으로 작동하며, 논리와 창의가 뚜렷이 나뉘기보다 상황에 따라 다양한 부위가 유기적으로 협력한다. 따라서 ‘좌뇌형 사고’ 혹은 ‘우뇌형 사고’라는 고정된 성향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특히 최근 연구들은 특정 작업이 수행될 때 뇌의 활동이 어디서 일어나는지를 보여주며, 하나의 영역이 단독으로 활성화되기보다는 여러 부위가 동시에 작동하는 패턴을 보인다. 이는 우리의 뇌가 훨씬 복잡하고 통합적으로 움직이는 존재임을 의미한다.

2-3. 창의성과 논리성은 어느 뇌에서 오는가?

창의성은 정말 우뇌의 산물일까? 정답은 ‘그렇지 않다.’ 창의성은 기억, 감정, 판단, 실행 능력 등 다양한 뇌 부위의 협업으로 탄생한다. 예술가는 감성을 표현할 뿐만 아니라, 구조와 구성도 고려해야 하며, 이는 좌우뇌가 모두 작동해야 가능하다. 반대로 수학자도 수식 해석뿐 아니라 문제 해결에 대한 직관적 통찰이 필요하다. 결국, 창의성과 논리는 서로 다른 뇌가 아니라 서로 다른 기능의 ‘협력 결과’다.
실제로 창의적인 문제 해결을 할 때 뇌는 ‘기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와 ‘집행 네트워크(Executive Network)’가 동시에 활성화된다. 이들은 각각 상상과 판단을 담당하는 영역으로, 우리가 무언가를 창조할 때 얼마나 정교한 협업이 일어나는지를 보여준다.

 

3. 왜 좌뇌/우뇌 구분은 매력적인가?

3-1. 심리 테스트처럼 쉬운 해석의 유혹

사람들은 자신을 이해하고 싶어 한다. 좌뇌형, 우뇌형이라는 단순한 틀은 복잡한 인간의 성향을 빠르게 정리해주는 ‘해석 도구’처럼 보인다. 이는 MBTI, 별자리와 비슷한 심리적 효용을 제공하며, 과학보다는 심리적 안정감에 기여하는 측면이 크다. 하지만 이로 인해 잘못된 자기 인식이 생기고, 역으로 자신의 가능성을 제한하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예를 들어 “나는 좌뇌형이니까 창의적인 일은 못 해”라는 생각은 도전의 기회를 차단하게 만든다. 반대로, “나는 우뇌형이니 수학은 못 해”라는 식의 자기 한정은 실제 학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3-2. 마케팅과 교육 산업의 활용

교육 콘텐츠나 자기계발 도서, 심리 마케팅은 이 단순한 이분법을 효과적으로 활용한다. ‘좌뇌형 학습법’, ‘우뇌형 창의력 개발’ 등으로 대표되는 상품들은 소비자에게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듯한 느낌을 주지만, 실제 뇌 기능과는 거리가 멀다. 이는 소비자의 인지 오류를 자극해 흥미를 유도하고, 설득력 있게 들리도록 설계된 마케팅 전략에 가깝다.
또한 이 개념은 학습 콘텐츠를 더 쉽게 팔 수 있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사람들은 ‘나에게 맞는 유형’이라는 말에 특히 끌리는 경향이 있어, 좌우뇌 구분은 교육 마케팅에서 매우 유용하게 사용되어왔다.

 

4. 현대 뇌과학이 밝히는 통합적 사고

4-1. 뇌는 협업한다: 네트워크 기반 작동

뇌는 ‘파트별 분업’보다는 ‘팀플레이’를 한다. fMRI 분석에 따르면, 사고나 창의적 문제 해결 시 뇌의 여러 영역이 동시에 활성화되며, 이는 좌우 구분이 아닌 네트워크 중심의 작동 방식을 보여준다. 기억, 감정, 판단, 운동 등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연결될 때, 인간은 진정한 인지 활동을 수행할 수 있다.
이러한 네트워크 작동 방식은 우리가 다루는 정보의 복잡성과 직접 연관된다. 복잡한 감정, 논리적 추론, 도덕적 판단 등은 각각의 뇌 영역이 협력해야만 가능한 작업이며, 이것이 바로 인간 지능의 핵심이다.

4-2. 뇌의 가소성과 학습 가능성

중요한 건 뇌는 고정된 성향이 아니라 ‘변화하는 장기’라는 점이다. 이를 ‘뇌의 가소성’이라고 한다. 학습, 훈련, 경험에 따라 뇌의 사용 패턴은 달라질 수 있으며, 특정 기능이 손상돼도 다른 부위가 이를 보완하는 능력을 지닌다. 이는 우리가 좌뇌형·우뇌형이라는 고정된 틀에 스스로를 가두기보다는, 유연하게 사고를 확장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가소성 덕분에 나이가 들어서도 새로운 능력을 학습할 수 있고,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뇌의 회로 구조가 실제로 바뀌는 ‘재배선’ 현상도 발생한다. 이 사실은 우리 모두가 뇌의 구조를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5. 이제는 뇌를 다르게 이해해야 한다

5-1. 잘못된 뇌 오해가 부른 결과

좌뇌·우뇌 이론은 흥미롭지만, 이것에 의존하면 문제 해결, 커리어 선택, 학습 방식 등을 불필요하게 제한하게 된다. 예를 들어, ‘나는 좌뇌형이니까 예술은 안 맞아’라는 생각은 진짜 재능을 개발할 기회를 차단한다. 오히려 뇌는 새로운 도전과 자극을 통해 더 많이 발달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교육적 환경에서도 이 오해는 비효율을 낳을 수 있다. 학생의 학습 스타일을 임의로 분류하고 그에 맞춰 교육을 제한하는 것은 오히려 잠재력을 억제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5-2. 진짜 창의적이고 유연한 사고란?

진짜 창의성과 논리성은 ‘한쪽 뇌’가 아니라 ‘유연한 뇌’에서 나온다. 자신을 규정짓지 않고 다양한 관점을 수용하며, 문제를 복합적으로 바라보는 사고 방식이 중요하다. 뇌를 특정 유형으로 나누기보다는, 상황에 맞게 다양한 사고를 펼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 현대 사회에서 더 가치 있는 능력이다.
이러한 유연성은 협업, 문제 해결, 창의력뿐 아니라 감정 조절, 인간관계에서도 큰 역할을 한다.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려면 뇌도, 사고도 유연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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